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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최초의 유량악보, 정간보 :: 2012.08.15 00:00

오선보가 널리 쓰이는 요즘은 음의 길이(리듬)과 높낮이를 하나의 악보에 표현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예전에는 하나의 악보에 두가지를 표현한다는 것은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즉, 이러한 악보가 등장하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동양의 악보는 음의 길이 또는 높낮이 중 하나만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음의 길이를 명확하게 표기할 수 있는 악보를 유량(有量)악보라고 일컫는다. 이러한 유량악보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동서양 모두 음의 높낮이만을 표현해 리듬을 알 수 없는 문자보를 사용했다. 세계에는 2종류의 유량악보가 있는데, 하나는 17세기 이후에 확립된 유럽의 오선보(staff)이다. 이는 5개의 수평선과 네 개의 공백으로 이루어져 음의 높낮이와 길이, 쉼표와 그 길이, 연주 기법 등을 표기할 수 있다. 나머지 하나는 15세기 조선의 세종대왕이 국악 기보법으로서 창안한 정간보(井間譜)이다. 정간보는 이렇게 창안된 이후로 여지껏 입에서 입으로 혹은 문자보로 전해지던 간단한 민요부터 궁에서 연주되던 정악까지 표기하며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정간보는 악보의 모양이 우물 정(井)자가 세로로 연결되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각 칸을 하나의 정간이라고 부르며 기본적으로 하나의 정간은 하나의 박을 나타낸다. 또 정간 내에 율명과 쉼표가 차지한 위치에 따라 분박을 표기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각 음표의 정확한 길이를 정해 사용하는 오선보에 비해 유동적이며 직관적인 특징을 보인다. 즉, 초등학생에게 단소를 가르칠 때 오선보를 읽을 때와 같이 각 음표의 길이를 알지 못하더라도 하나의 정간이 어느 정도의 박자를 지닌다는 것만 안다면 다양한 민요들을 가르칠 수 있다. 국악에서 특히 중요시하는 박자만큼은 직관적으로 읽어내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이처럼 한 박을 표기하는 공간의 크기가 제한되어서 많은 율명을 적어놓기 불편하다. 간단한 민요는 한 정간에 한 박의 율명만 적으면 되지만, 정악에서는 피리, 대금, 소금, 단소와 같이 장식음을 담당하는 악기들은 한 박에 여러 음을 내야 한다. 하나의 정간에 분박을 해서 두 율명을 표기하는 것은 예사다. 꾸밈음의 경우에는 율명으로 표기하면 한 정간에 3~4개의 율명을 넣어야 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복잡한 음은 각종 기호를 사용해서 표기한다. 민요의 간단한 정간보만 접하다가 관악기의 정악 정간보를 보게 되면 연주 기법을 나타내는 알 수 없는 기호들을 접하게 것이다. 이처럼 오선보에 비해 공간의 제약이 심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국립국악원 블로그에서 정간보를 읽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소개를 하고 있다.

http://gugak1951.blog.me/20104940663

http://gugak1951.blog.me/20105153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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